한강, 서울의 젖줄이자, 수많은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나의 좌절과 희망의 무대. 오늘, 나는 한강을 정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물론, ‘정복’이라는 단어는 다소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내 계획은 ‘한강에서 살아남기’에 가까웠다. 무장은? 낡은 망치 하나와 바람 빠진 튜브였다. 왜 망치냐고? 글쎄,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사실은 망치가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바람 빠진 튜브는… 음… 그냥 있던 거다.
내 탐험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작되었다. 햇살은 따사롭고,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연인들은 다정하게 돗자리를 깔고 있었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존재였다. 낡은 티셔츠에 찢어진 청바지, 그리고 손에 들린 망치와 바람 빠진 튜브는 나를 ‘한강의 좀비’ 혹은 ‘미래의 조각가’로 오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튜브에 바람을 넣으려고 했지만, 펌프는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망치로 튜브를 두들겨 봤다. 바람이 들어가는 소리는커녕, 튜브에서 ‘푸시익’ 하는 소리와 함께 더욱 바람이 빠져나갔다. 결국, 나는 튜브를 포기하고 맨몸으로 한강에 뛰어들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갑자기 떠오른 한 가지. 나는 수영을 못한다.
절망에 빠진 나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한강에서 카약을 타고 있던 한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내 엉망진창인 상황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그녀는 친절하게도 나에게 카약을 함께 타볼 것을 제안했다. 망치는 카약에 묶어두고, 나는 조심스럽게 카약에 올라탔다.
카약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기분은 상쾌했고, 강바람은 시원했다. 젊은 여성은 나에게 한강의 아름다움을 설명해주었고, 나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나는 망치와 바람 빠진 튜브를 들고 한강을 정복하겠다는 어리석은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한강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은 카약을 타고 있을 때였다.
우리는 한강을 따라 꽤 오랫동안 카약을 탔다. 63빌딩의 웅장한 모습, 한강의 푸른 물결, 그리고 강변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들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