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연기. 그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아니,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그 단어. 마치 맛있는 케이크 앞에 서서 침만 삼키는 듯한, 그러나 그 케이크가 독극물로 만들어진 케이크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동시에 느끼게 하는 그런 단어입니다. 저는 말입니다, 전역 연기를 무려 세 번이나 경험했습니다. 세 번이요! 제 군 생활은 마치 끊임없이 연기되는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매번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외쳤지만, 현실은 늘 제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첫 번째 연기는, 제가 맹장염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운명이었을까요? 전역을 앞두고 갑자기 맹장이 터져버렸으니 말입니다. 병원에 누워 링거를 맞으며 전역을 기다리는 제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마치 극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처럼, 갑작스러운 맹장염은 제 전역을 극적으로 연기시켰습니다. 물론, 몸은 고통스러웠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아, 이래서 전역 연기가 되는구나’ 하는 묘한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병원 식단은 군대 밥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요.
두 번째 연기는, 좀 더 황당했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부대의 컴퓨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는데, 그 문제 해결에 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컴퓨터 전문가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마치 ‘전역은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야’라는 우주의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컴퓨터 앞에서 밤낮으로 씨름했고, 결국 시스템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대가는? 예상하셨겠지만, 전역 연기였습니다. 그때 제가 했던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세 번째 연기는… 음, 이건 좀 민감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사실은… 군대 내부의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되었고,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전역이 연기된 것입니다. 물론, 이건 농담입니다. 사실은 제가 실수로 부대 내부의 중요한 서류를 분실했고, 그 서류를 찾을 때까지 전역이 연기되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정신없이 서류를 찾아 헤맸는지, 그 기억만으로도 지금도 식은땀이 납니다. 마치 추리소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서류는 제가 앉아 있던 의자 밑에서 발견되었고, 저는 깊은 좌절감에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