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나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흥미로운 냄새가 풍기는 그곳. 9번 국도, 아니, 9번 도로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그곳은 평범한 도로가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도로였다면 이렇게 긴 이야기가 탄생하지 않았겠죠.
제 이야기는 바로 그 로드나인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평범한, 아니, 매우 평범한 회사원 김철수입니다. 주말이면 늘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죠. 토요일 아침, 늦잠을 자다 겨우 일어나 늦은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늘어지게 낮잠을 잡니다. 일요일은 그저 다음 주 월요일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날이죠. 지루하고, 따분하고, 숨 막히는 일상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말은 달랐습니다. 아니, 달라야 했습니다. 제 낡은 스쿠터, ‘붕붕이’의 엔진이 갑자기 폭발할 듯한 소리를 내며 제게 반항을 시작했거든요. 마치 “주인님, 이제 그만 평범한 주말을 보내지 마세요!”라고 외치는 듯했습니다.
결국, 붕붕이의 폭주를 막기 위해 저는 근처 정비소에 들렀습니다. 정비사 아저씨는 붕붕이를 진찰하더니 뜻밖의 말을 꺼냈습니다. “아저씨, 이 스쿠터… 좀 특별한 녀석인가 봅니다. 로드나인을 따라가 보세요. 거기서 뭔가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로드나인? 그 이름은 제게 낯설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해주시던 이상한 이야기 속에 등장했던, 9번 도로의 전설적인 장소였죠. 할머니는 그곳에서 춤추는 나무와 노래하는 돌멩이를 만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어린 마음에는 그저 재밌는 이야기로만 들렸죠.
하지만 붕붕이의 폭주와 정비사 아저씨의 말은 제게 모험심을 불어넣었습니다. 평범한 주말은 이제 그만! 저는 붕붕이를 끌고 로드나인으로 향했습니다.
로드나인은 생각보다 훨씬… 이상했습니다. 도로 양옆에는 기묘한 나무들이 늘어서 있었고, 바람은 이상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도로에는… 핑크색 양말을 신은 토끼들이 뛰어다녔습니다. 네, 핑크색 양말을 신은 토끼들이요. 저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때, 한 할머니가 나타났습니다. 할머니는 제가 어릴 적 할머니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젊어 보였습니다. 할머니는 웃으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