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올해도 어김없이 둥근 보름달이 밤하늘을 수놓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달보다 더 둥글어진 제 배를 쓸어 만지며 씁쓸한 미소를 지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정월대보름 음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정월대보름 음식은 엄청난 유혹의 향연입니다. 오곡밥의 고소함, 밤의 달콤함, 콩의 톡톡 터지는 식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청난 양입니다. 마치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마법의 음식’처럼 말이죠. 저는 이 마법에 걸린 듯, 끊임없이 밥을 퍼먹고, 나물을 집어먹고, 약과를 집어먹고… 결국엔 옷 단추를 풀어헤치고 쇼파에 널브러져 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특히 심했습니다. 시골에 계신 할머니께서 택배로 보내주신 엄청난 양의 나물들을 보는 순간, 저는 이미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시금치, 콩나물, 무나물, 비름나물… 마치 나물 전쟁터에 홀로 남겨진 병사처럼, 저는 쉴 새 없이 나물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저는 나물에 묻혀 잠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니 나물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물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부럼깨기는 또 얼마나 힘들었는지! 호두, 잣, 땅콩… 딱딱한 녀석들을 이빨로 부수려니 턱이 빠질 것 같았습니다. 결국, 저는 망치를 동원해야만 했습니다. 망치로 부럼을 깨는 제 모습은 마치 석기시대 원시인 같았습니다. 옆집 아주머니께서 힐끗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저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저는 부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약과입니다. 달콤하고 바삭한 약과는 마치 마약과 같았습니다. 한 개, 두 개… 어느새 저는 약과 탑을 쌓고 있었습니다. 제 앞에는 약과 산맥이 펼쳐져 있었고, 저는 그 산맥을 정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약과를 먹어 치웠습니다. 결국, 저는 약과 산맥 정복에 성공했지만, 그 대가는 엄청났습니다. 저는 엄청난 설탕 쇼크에 빠져 잠시 기절했습니다.
정월대보름 음식은 정말 맛있습니다. 하지만, 그 맛있는 음식들 앞에 무너져 내리는 제 모습을 보니, 내년에는 조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