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정글의 웅장함과 맹수의 포효가 느껴지는 듯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할 비비는 바로 제 애완견, 아니, 애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애완폭군? 애완털뭉치? 아무튼, 제 삶을 좌지우지하는 털복숭이 폭군 비비의 이야기입니다. 비비는 겉보기에는 귀엽고 앙증맞은 견종입니다. (물론,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털뭉치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지만…) 하지만 그 귀여운 외모 뒤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그에 못지않은 파괴력이 숨겨져 있습니다.
비비의 하루는 늘 전쟁터와 같습니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전투는 바로 ‘밥그릇 쟁탈전’입니다. 비비는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밥그릇을 정복하는 것입니다. 밥알은 부수적인 것이고, 그릇을 먼저 차지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입니다. 밥그릇을 획득한 비비는 마치 전투에서 승리한 장군처럼 으르렁거리며 밥을 먹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밥그릇을 뺏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저는 현명하게 그 충동을 억누릅니다. 제 목숨이 아까우니까요.
밥을 먹고 나면, 비비의 두 번째 전투가 시작됩니다. 바로 ‘장난감 사냥’입니다. 비비의 장난감은 늘 전쟁터에서 희생된 병사들처럼 찢기고 망가져 있습니다. 인형의 눈알은 사라지고, 곰인형은 털이 숭숭 빠져 뼈대만 남았으며, 끈은 늘어나서 엉망진창입니다. 저는 늘 새 장난감을 사주지만, 비비에게는 그저 잠깐의 전리품일 뿐입니다. 결국, 장난감들은 비비의 엄청난 파괴력에 희생됩니다.
하지만 비비의 파괴력은 장난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제가 부재중일 때는 집이 곧 전쟁터가 됩니다. 한번은 제가 외출했다 돌아왔더니, 소파의 쿠션은 솜털이 흩날리고, 커튼은 찢겨져 있었으며, 심지어는 화분까지 엎어져 있었습니다.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광경이었습니다. 범인은 당연히 비비였습니다. 그때 비비는 멀뚱멀뚱 저를 쳐다보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비비의 귀여움에 녹아내렸고, 모든 분노는 사라졌습니다. 역시, 털복숭이 폭군의 매력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