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의 기상천외한 하루**

김용현 씨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아니,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꽤나 특별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대기업 ‘세상을 뒤집는 기업’의 ‘세상을 뒤집는 부서’에서 ‘세상을 뒤집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었다. 물론, 그 프로젝트가 실제로 세상을 뒤집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오히려, 김용현 씨 자신도 잘 몰랐다. 프로젝트의 내용은 매일 바뀌었고, 상사의 지시는 늘 난해했으며, 동료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오늘도 김용현 씨의 하루는 평범하지 않았다. 아침부터 상사인 박철수 부장의 기상천외한 지시가 떨어졌다. “김용현 씨, 오늘 오후 3시까지 사무실에 있는 모든 빨간색 물건을 파란색으로 칠해놓으세요. 그리고 그 이유를 보고서로 작성해서 제출하시고요.”

김용현 씨는 멍하니 박 부장을 바라봤다. 사무실에 빨간색 물건이 얼마나 많은데, 그것을 모두 파란색으로 칠하라고? 더군다나 이유까지 보고서로 작성해야 한다니! 그는 잠시 혼란에 빠졌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에 들어온 후로 그는 숱한 기이한 일들을 겪었지만, 이번만큼 황당한 적은 없었다.

그는 일단 사무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빨간색 볼펜, 빨간색 클립, 빨간색 압정, 빨간색 스테이플러… 심지어 그의 책상 위 달력까지 빨간색이었다. 그는 붓과 파란색 페인트를 들고 끙끙거리며 칠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빨개지고, 옷에는 페인트가 튀었다. 점심시간도 잊은 채 그는 쉴 새 없이 칠했다. 그의 동료들은 그의 모습을 보며 피식거리며 웃었지만, 아무도 그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있었다. ‘세상을 뒤집는 부서’의 일원으로서, 그들은 비상식적인 상황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왔다.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김용현 씨는 겨우 모든 빨간색 물건을 파란색으로 칠할 수 있었다. 이제 보고서를 써야 했다. 그는 땀을 닦으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빨간색 물건을 파란색으로 칠한 이유’… 그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를 써야 할까? 그는 몇 시간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박철수 부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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