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154회, 꿈은 이루어질까?

로또 1154회 당첨번호가 발표되었습니다! 두근두근, 심장이 쿵쾅거리는 순간이었죠. 저는, 물론, 또 꽝이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저는 이미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제가 오늘 점심으로 뭘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다는 사실을 받아들였거든요. (사실, 짜장면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로또 당첨 확률보다 훨씬 높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지만, 제 감정적인 확신은 그렇습니다.)

이번 회차 당첨번호를 확인하며 느낀 건, 숫자들의 배열이 마치 우주적 농담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1, 2, 3, 4, 5, 6… 이런 숫자들이 나왔다면, 당첨자는 아마도 “이게 뭐야? 장난해?”라고 외쳤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더 잔인하고, 혹은 기묘하게도 잔인하지 않았습니다. (잔인함의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있다면 말이죠. 어쩌면 잔인함 측정기가 발명된다면, 로또 당첨번호 발표는 그 기준을 새로 정립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로또를 사면서 항상 나름의 전략을 세웁니다. 생일, 기념일, 좋아하는 숫자, 심지어는 꿈에 나온 숫자까지 총동원합니다. 물론, 이 모든 전략은 제가 몇 년째 로또에 당첨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훌륭한 증거일 뿐입니다. (어쩌면 제 전략의 문제점은 ‘전략’이라는 단어 자체에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숫자에 대한 재능이 부족한 걸까요? 아니면, 제가 로또 복권을 사는 행위 자체가 제 운명의 균형을 깨뜨리는 짓인 걸까요?)

이번 주에는 특별히, 제가 좋아하는 숫자들을 모두 조합해서 로또를 샀습니다. 물론, 그 숫자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저만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도 잘 모릅니다. 그냥 마음에 드는 숫자들을 골랐을 뿐입니다.) 당첨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저는 로또를 사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니까요. (물론, 당첨되면 더 즐겁겠지만 말이죠.)

로또를 사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사람은 삶의 활력을 얻기 위해, 어떤 사람은 그냥 재미로 로또를 삽니다. 저는 아마 세 번째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꿈을 이루고 삶의 활력을 얻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말이죠.)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