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 시원스럽게 들리지 않나요? 마치 칵테일 이름 같기도 하고, 신비로운 열대 우림의 비밀 병기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푸른 뱀, 스네이크 씨는 그런 신비로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스네이크 씨는, 글쎄요… 좀 허당이었습니다.
스네이크 씨는 꽤나 멋진 푸른 비늘을 자랑했어요. 햇빛 아래서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옥색 보석을 뿌려놓은 것 같았죠.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꽤나 긴장했습니다. 영화에서 봤던 맹독을 가진 뱀들을 떠올리면서 말이죠. 하지만 스네이크 씨는 그런 걱정을 싹 날려버릴 만큼 어설펐습니다.
처음 만났던 날, 스네이크 씨는 나무에서 떨어졌습니다. 자신의 꼬리를 잡고 나무를 타려다가 미끄러진 거였죠. “으악!” 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낙엽 더미에 곤두박질쳤습니다. 저는 웃음을 참느라 애썼습니다. 그의 푸른 비늘은 햇빛 아래서 반짝이는 대신 낙엽에 묻어 흙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스네이크 씨는 제게 여러 번 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쥐를 사냥하는 데에도 젬병이었습니다. 쥐는 그의 눈앞에서 능글맞게 움직였고, 스네이크 씨는 쥐를 따라 허둥지둥 기어 다니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 “젠장, 저 녀석 너무 빨라!” 라고 투덜거리는 그의 모습은 마치 어설픈 코미디언 같았습니다.
어느 날은 스네이크 씨가 꿈을 꿨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꿈을 꿨어!” 그의 말에 저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뱀이 바다를 헤엄친다니, 상상만 해도 웃겼습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는 푸른 물고기들과 함께 놀았지. 그들은 나를 푸른 왕자라고 불렀어!” 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꿈은 항상 푸른색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푸른 하늘을 나는 꿈, 푸른 풀밭을 기어 다니는 꿈, 푸른 보석을 가득 품은 꿈… 마치 푸른색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에게 왜 푸른색을 좋아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습니다. “글쎄… 푸른색은 시원하고, 아름답고… 나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스네이크 씨는 자신의 푸른 비늘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어설픔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멋진 푸른 뱀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