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natbook GTX, 그 이름만으로도 심장이 쿵쾅거립니다. 마치 슈퍼히어로의 망토를 두른 듯, 번개처럼 도시를 가로지르는 그 모습! 하지만 현실은… 글쎄요. 영화 속 영웅과 현실의 차이는 꽤나 큽니다. 저는 최근 GTX를 타고 출퇴근을 하며, 인생의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담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GTX의 속도는 정말 놀랍습니다. 적어도 제가 탄 구간에서는 말이죠. 제가 탄 열차는 마치 거대한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서 토끼 역할을 맡은 듯, 처음 몇 정거장은 정말 쏜살같이 달렸습니다. 저는 잠시나마 제가 영화 ‘매트릭스’ 속 네오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 짜릿했습니다. 하지만 그 짜릿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열차는 갑자기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거북이보다 느린 속도로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신호등 앞에서 멈춰선 자동차처럼, 꼼짝 않고 서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추측컨대, 열차는 아마도 갑작스러운 ‘정체’라는 적과 마주친 듯합니다. 이 정체는 흔히 ‘지연’이라고 불리는데, GTX의 영원한 숙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연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존재입니다. 오늘은 신호 문제, 내일은 선로 작업, 모레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지연이라는 숙적이 나타나면, 우리는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말이죠.
그 시간 동안 저는 제 주변을 관찰했습니다. 각자의 표정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어떤 승객은 지루함에 졸고 있었고, 어떤 승객은 휴대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승객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고, 어떤 승객은 옆 사람과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저는 마치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 다큐멘터리는 그리 즐겁지 않았습니다. 지연은 모두에게 지루함과 짜증을 선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저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피곤함과 짜증, 그리고 약간의 해방감이 뒤섞인 감정이었습니다. 마치 긴 전투를 치르고 승리한 장군과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승리는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