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이름만 들어도 온갖 추억과 함께 희로애락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밀려오는 그 게임. 초딩 때 친구들과 밤새도록 사냥하며 쌓았던 우정, 몇 날 며칠을 쏟아 부어 얻은 극악의 드랍률을 자랑하는 템, 그리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현질 유도… 아, 추억이여. 하지만 그 추억은 달콤씁쓸한 맛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마치 엄마가 만들어준 맛있는 떡볶이에 고추장을 한 스푼 더 넣은 듯한, 매콤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그런 맛.
나는 메이플스토리에 10년 이상을 바쳤다. 물론 꾸준히 플레이한 건 아니고, 흥미가 생길 때마다 복귀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 접고를 반복하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삶을 살았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정말 순수했다. 귀여운 캐릭터들을 움직이며 몬스터를 사냥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레벨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은 변해갔다. 점점 더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했고, 나의 레벨은 그에 따라가지 못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템빨 시대가 시작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끔찍한 순간은, 수십 시간을 투자해서 드디어 획득한 극악의 드랍률을 자랑하는 ‘황금망치’를 떨어뜨린 것이다. 그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마치 내 인생의 희망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후로 나는 한동안 게임을 접었다. 하지만 몇 달 후, 어김없이 메이플스토리의 유혹에 다시 빠져들었다. 마치 중독된 사람처럼…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질러’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소액결제로 시작했지만, 점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게 되었다.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처럼… 내 통장 잔고는 점점 줄어들었고, 나는 점점 더 빈곤해져 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메이플스토리를 멈출 수 없었다. 이미 게임에 대한 중독은 심각한 수준에 달했고, 나는 그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벗어날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메이플스토리의 마력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또 다른 웃픈 이야기가 있다. 내가 몇 년간 쌓아온 캐릭터를 어느 날 갑자기 해킹당한 것이다. 그때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