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록3. 이름만 들어도 왠지 우주적인 스케일의 대작이 펼쳐질 것 같은 기대감과 동시에, 묘한 불안감을 자아내는 이름이다. 사실 그록3는 그다지 웅장하지도, 멋있지도 않다. 그저 우주 택배 회사, 그것도 망하기 직전의, 낡고 녹슨 우주선 이름일 뿐이다. 우주 택배 업계의 ‘우버 이츠’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다만 배달하는 물건이 좀 특이할 뿐이다. 초신성 잔해에서 채취한 희귀 광물, 웜홀을 통과한 냉동 피자, 심지어는 외계인의 털실 뭉치까지. 상상 초월의 물건들이 그록3의 낡은 화물칸에 쌓여 있다.
그록3의 선장, 캡틴 짐은 300년 된 우주선과 똑같이 낡고 녹슨 인물이다. 한때는 우주 해적을 쫓던 용감한 함장이었지만, 지금은 빚에 쪼들려 택배 일을 하는 신세다. 그의 부선장인 록시는 짐보다 훨씬 젊고 활기차지만, 그만큼 덜렁거리고 실수가 많다. 록시는 냉동 피자를 녹여 먹다가 우주선의 항해 시스템을 고장낸 적도 있고, 외계인 털실 뭉치를 풀어 헤쳐 우주선 전체를 털실로 뒤덮은 적도 있다.
그들의 우주선 그록3는 말 그대로 곧 폭발할 것만 같은 상태다. 엔진은 끊임없이 삐걱거리고, 통신 시스템은 끊어지고, 심지어 화장실 변기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과 록시는 매일 새로운 택배를 받아 우주 곳곳으로 배달한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빚을 갚고 그록3를 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느 날, 그들은 특별한 택배를 받는다. 바로 ‘우주 최강의 슈퍼 햄스터’를 위한 특제 밀웜 케이크다. 이 햄스터는 우주 제일의 부호인 ‘갈락시카’ 행성의 황제의 애완 햄스터라고 한다. 케이크 배달에 성공하면 엄청난 돈을 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햄스터가 워낙 예민해서 케이크가 조금이라도 망가지면 폭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록3는 험난한 우주 여정을 시작한다. 블랙홀을 간신히 피하고, 우주 해적의 공격을 받기도 하며, 심지어는 외계인의 납치를 당할 뻔하기도 한다. 록시의 실수는 계속되고, 짐은 끊임없이 잔소리를 한다. 하지만 그들의 우정은 그 어떤 위험에도 흔들리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