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natbook 그록3. 이름만 들어도 왠지 풀냄새가 진동하고, 습기 찬 숲 속의 정령이 떠오르는, 그런 이름이죠. 하지만 현실의 그록3은… 글쎄요. 정령과는 거리가 좀 멀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녹색 털복숭이 괴물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지도 모릅니다. 키는 1미터 남짓, 몸무게는… 측정 불가능입니다. 왜냐하면 끊임없이 움직이고, 흔들리고, 뭔가를 씹어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록3의 하루는 언제나 혼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혼란은, 침대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록3은 침대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침대는 그저 거대한 녹색 덩어리가 잠시 머무는, 넓고 부드러운 풀밭일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매일 아침 침대는 그록3의 낙하 충격으로 덜컹거리고, 침대 시트는 녹색 털로 뒤덮입니다.
아침 식사는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그록3의 식성은 매우 특이합니다. 오늘 아침 메뉴는 낡은 양말 한 짝, 반쯤 썩은 사과, 그리고 희미하게 흙냄새가 나는 낡은 책 한 권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믹서에 갈아 마시는 것이 그록3의 취향입니다. (믹서가 매일 고장 나는 이유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녹색 털과 침이 믹서에 튀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식사 후에는 산책입니다. 그록3의 산책은 일반적인 산책과는 다릅니다. 그록3은 산책로를 따라 걷지 않습니다. 그록3은 산책로를 만들어냅니다. 나뭇가지, 돌멩이, 잡초, 심지어는 지나가는 개의 꼬리까지, 모든 것이 그록3의 산책로 건설에 이용됩니다. 결과적으로, 그록3의 산책 후에는 항상 새로운, 그리고 매우 기이한 모양의 산책로가 남습니다.
오후에는 그록3의 특기인 ‘무언가를 쌓아 올리기’가 시작됩니다. 그록3은 엄청난 집중력으로 돌멩이, 나뭇잎, 낡은 장난감, 그리고 앞서 언급한 낡은 책들을 쌓아 올립니다. 하지만 그록3의 탑은 항상 무너집니다. 항상, 그리고 매우 극적으로. 탑이 무너질 때마다 그록3은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그 웃음소리는 마치 숲 속의 요정들이 즐겁게 괴성을 지르는 것 같습니다.
저녁은 또 다른 혼돈의 시작입니다. 그록3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대신, 집안 곳곳에 녹색 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