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도시. 햇살 가득한 해변, 숨 막히는 건축물, 그리고… 끝없는 관광객들. 저는 최근 바르셀로나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우디의 건축물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제가 겪은 황당한 사건들입니다. 물론 가우디의 건축물은 정말 압도적이었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마치 거대한 레고 성을 하늘로 쏘아 올린 듯한 웅장함이었고, 구엘 공원은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취해 있을 틈도 없이 저는 바르셀로나의 진짜 모습, 즉 관광객의 시선으로는 보이지 않는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바로 ‘길치’ 사건입니다. 저는 평소 길 찾기에 자신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르셀로나 골목길은 미로와 같았습니다. 구글 맵을 켜놓고도 몇 번이나 길을 잃었는지 모릅니다. 결국,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어떤 노부인에게 길을 물었는데, 그 노부인은 제가 영어로 말하자 “아, 잉글리시!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저쪽으로 쭉 가다가 오른쪽으로 돌면 됩니다.”라고 답하셨습니다. 순간, 제 영어 실력에 대한 의심이 들었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그 노부인은 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그 노부인의 완벽한 영어 덕분에 길을 찾았지만, 저는 제 영어 실력에 대한 심각한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사건은 ‘소매치기’ 사건입니다. 람블라스 거리에서 사람 구경을 하던 중, 제 가방에서 지갑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하지만 범인을 잡을 수는 없었죠. 다만, 그 소매치기는 제가 생각보다 훨씬 더 능숙한 프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지갑은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그 대신 바르셀로나 소매치기의 프로페셔널한 기술에 대한 경외감을 얻었습니다. 마치 마술쇼를 본 기분이랄까요? 다만, 마술쇼 티켓 값은 제 지갑에 있었죠.
세 번째 사건은 ‘해변’ 사건입니다. 바르셀로나 해변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는 숨겨진 위험이 있었습니다. 바로… 해변에 널린 사람들입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