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룡과 망치의 왈츠**

흑염룡 봉순이. 이름만 들어도 온몸에 닭살이 돋는, 전설의 흑염룡이었다. 하지만 봉순이의 삶은 전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의 하루는 늦잠으로 시작하여, 냉동만두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으로 이어졌다. 전설 속의 위엄은 어디에도 없고, 오로지 늘어진 트레이닝복과 헝클어진 머리카락만이 존재했다. 봉순이의 흑염룡 파워는 주로 밤 11시에 치킨을 시키는 데 사용되었고, 그 위력은 배달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에 압도당하곤 했다.

봉순이의 가장 큰 고민은 늘어나는 뱃살이었다. 흑염룡의 힘은 어디로 갔을까? 그녀는 밤마다 거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거울 속의 봉순이는 흑염룡이라기보다는 흑돼지에 가까워 보였다. “내 염룡 파워… 어디로 간 거야…” 봉순이는 맥주캔을 든 채 중얼거렸다.

그녀의 삶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바로 ‘망치’ 때문이었다. 망치는 이름처럼 듬직한 체격의 망치 수집가였다. 그는 온갖 종류의 망치를 수집하는 것을 취미로 삼았고, 봉순이가 사는 아파트 바로 옆에 살았다. 봉순이는 처음 망치를 만났을 때, 그의 압도적인 망치 컬렉션에 경외감을 느꼈다. 수백 개의 망치들이 망치 전용 진열장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모습은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망치는 봉순이를 보자마자 그녀가 흑염룡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물론, 봉순이의 현재 모습은 흑염룡이라기보다는 흑돼지에 가까웠지만, 그의 특별한 감각은 그녀의 내면에 숨겨진 엄청난 힘을 감지했다. 그는 봉순이에게 훈련을 제안했다. 흑염룡의 힘을 되찾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훈련 방법은 다소 특이했다. 바로 망치를 이용한 운동이었다.

첫 번째 훈련은 ‘망치 들기’였다. 봉순이는 처음에는 작은 망치를 들었지만, 점차 무게를 늘려갔다. 그녀의 팔뚝은 점점 두꺼워졌고, 뱃살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두 번째 훈련은 ‘망치 던지기’였다. 봉순이는 망치를 던지며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렸다. 세 번째 훈련은 ‘망치 춤’이었다. 망치를 들고 춤을 추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봉순이는 망치와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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