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연 씨는 옥탑방에 산 지 벌써 5년 차다. 처음 이사 왔을 땐, “낭만적인 옥탑방 생활!” 이라며 설레었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5년 동안 옥자연 씨의 옥탑방 생활은 온갖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여름엔 찜통, 겨울엔 냉동고, 봄에는 꽃가루 알레르기, 가을에는 낙엽 청소. 게다가 밤이면 쥐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옥탑방은 그야말로 ‘극한의 생존 환경’ 이었다.
옥자연 씨의 옥탑방은 마치 미니어처 정글 같았다. 각종 생활용품들이 쌓여 좁은 공간을 더욱 압박했고, 먼지들은 마치 옥탑방의 주인인 양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옥자연 씨는 늘 먼지와의 전쟁을 치렀다. 청소를 해도 끝없이 쌓이는 먼지에 지쳐, 결국 청소 도구를 던져버리고 침대에 누워버리는 날도 허다했다. 그녀의 침대는 먼지와 싸움의 흔적들로 가득했다. 마치 전쟁터의 참호와 같았다.
옥자연 씨의 옥탑방에는 낡은 냉장고가 하나 있었는데, 그 냉장고는 마치 고장난 시계처럼 언제 고장 날지 모르는 불안정한 존재였다. 어느 날, 냉장고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마치 괴물이 울부짖는 소리 같았다. 옥자연 씨는 냉장고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썩은 김치와 곰팡이 핀 요구르트, 그리고 몇 마리의 바퀴벌레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옥자연 씨는 비명을 지르며 냉장고 문을 쾅 닫았다. 그녀는 그날 밤 잠 못 이루고 밤새도록 냉장고 괴물을 떠올렸다.
옥탑방 생활의 또 다른 고충은 바로 옆집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밤낮없이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놓고, 흥겨운 트로트를 흥얼거렸다. 옥자연 씨는 잠을 잘 수 없어 이어폰을 끼고 잠을 청했지만, 할머니의 노래는 이어폰 너머로도 들려왔다. 마치 할머니의 노래가 옥탑방의 벽을 뚫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옥자연 씨는 몇 번이고 할머니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할머니는 듣지 못하는 척 했다. 할머니에게는 옥자연 씨의 부탁이 들리지 않았고, 옥자연 씨에게는 할머니의 트로트가 들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