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natbook 올해도 어김없이 설날이 왔다. 덕분에 나는 또 한 번의 잔혹한 전투에 참여해야만 했다. 바로 ‘세뱃돈 전쟁’이다. 내가 말하는 전쟁은 총칼을 휘두르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아니다. 훨씬 더 치열하고, 잔인하며, 승자독식의 논리가 팽배한, 순수한 ‘돈’을 둘러싼 전투다. 내 적은 누구일까? 바로 나보다 어린 조카들과 사촌 동생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무기는 바로 ‘애교’와 ‘귀여움’이라는 최강의 무기다.
나는 매년 설날이면 이 전쟁터에 뛰어든다. 그리고 매년 참패를 맛본다. 내가 가진 세뱃돈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짧은 시간에 증발해버린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넉넉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두툼한 봉투에 새빨간 돈을 가득 채워 넣었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장군처럼, 나는 뿌듯함과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조카들과 사촌 동생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가장 어린 조카, 겨우 세 살 된 꼬맹이는 나에게 달려들어 내 옷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삼촌, 사탕 사주세요…” 그의 애원 섞인 목소리에 나는 이미 무장해제 상태였다. 나는 그의 눈물을 닦아주며 봉투에서 몇 장의 지폐를 꺼내주었다. 그의 손에 돈이 쥐어지는 순간,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는 마치 승리의 미소와 같았다.
다음은 사촌 동생들의 공격이었다. 그들은 나에게 절을 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외쳤다. 그들의 목소리는 맑고 깨끗했지만, 그들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마치 숙련된 전사의 눈빛처럼. 나는 그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나는 봉투에서 더 많은 돈을 꺼내주었다. 그들은 돈을 받고는 서로 돈을 비교하며 낄낄거렸다. 나는 그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내가 가진 돈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가장 큰 위협은 내 조카딸이었다. 그녀는 이미 세뱃돈 전쟁의 베테랑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능숙하게 애교를 부리며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녀의 애교는 마치 마법과 같았다. 나는 그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봉투의 나머지 돈을 모두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