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씨 부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웅장하고, 비밀스럽고, 어쩌면 살짝 무서운 느낌까지 드는 이름이 아닌가? 물론, 실제로 옥씨 부인이 무서운 분이라는 건 아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옥씨 부인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아는 옥씨 부인은… 옥탑방에 사는, 꽤나 독특한 취미를 가진, 그리고 왠지 모르게 웃긴 분이었다.
사건은 옥탑방 이사를 오던 날 시작되었다. 낡은 건물, 삐걱거리는 계단, 그리고 그 끝에 자리 잡은 옥탑방. 짐을 옮기던 중, 나는 옥씨 부인을 처음 만났다. 키는 작으셨지만, 눈빛은 유난히 강렬했고, 머리에는 왠지 모르게 익숙한 모양의 털실 모자가 얹어져 있었다. 알고 보니, 그것은 엄청나게 크고 복잡한 털실 괴물 인형의 일부였다. 그 털실 괴물은 옥탑방 문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마치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어서 오세요, 새 이웃분!” 옥씨 부인은 털실 괴물의 눈(눈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그 목소리는 생각보다 훨씬 밝고 경쾌했다. “저는 옥씨 부인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조용히 해주세요. 제 작품이 곧 완성될 거예요.”
그때부터였다. 옥씨 부인의 독특한 취미 생활이 나의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한 것은. 옥씨 부인의 취미는 바로 ‘거대 털실 괴물 인형 만들기’였다. 그녀는 밤낮으로 털실을 엮고, 바늘을 휘두르고, 온갖 종류의 털실을 쌓아 올렸다. 그녀의 옥탑방은 곧 털실의 미궁이 되었다. 어떤 때는 괴물 인형의 눈이 되는 커다란 구슬을 찾느라 온 동네를 헤집어 놓기도 하고, 어떤 때는 털실이 엉켜서 난감해하며 온갖 묘기를 부리기도 했다.
한 번은, 그녀가 밤늦도록 털실 괴물의 코를 만들고 있었는데, 실수로 털실을 너무 많이 꼬아서 괴물의 코가 갑자기 터져 버렸다. 그 폭발력은 엄청났다. 옥탑방은 온통 털실로 뒤덮였고, 나는 털실 폭풍 속에서 겨우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옥씨 부인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이런, 코가 너무 커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