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natbook 장미자. 이름만 들어도 가시 돋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그러나 실상은 허당 기질 가득한 20대 후반의 평범한 여성이었다. 장미자는 ‘장미’처럼 화려한 삶을 꿈꿨지만, 현실은 ‘가시’ 투성이였다. 매일 아침 쏟아지는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전쟁을 치르고, 까탈스러운 상사의 눈치를 보며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는 삶. 로맨스는커녕, 퇴근 후 혼자 라면을 먹는 게 최대의 행복이었다.
그녀의 삶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어느 비 오는 금요일 저녁이었다. 퇴근길, 우산도 없이 빗속을 뛰어가던 장미자는 미끄러지며 넘어졌고, 그때 웬 남자가 그녀를 붙잡아 주었다. 그 남자는 흠뻑 젖은 장미자의 머리카락에서 빗방울을 털어주며, “괜찮으세요? 마치 젖은 고양이 같으시네요.” 라고 말했다.
젖은 고양이? 장미자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그 남자의 눈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고, 목소리는 녹는 초콜릿처럼 달콤했다. 그 남자의 이름은 강태양. 직업은… 고양이 카페 사장이었다.
강태양은 장미자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 물론, 빗속에서 넘어지는 그녀의 모습에 반한 건 아니었다. 그녀의 당황하는 모습과 빨개진 얼굴, 그리고 엉망이 된 머리카락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에서 빛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강태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들은 고양이 카페에서 데이트를 시작했다. 장미자는 고양이를 무서워했지만, 강태양의 따뜻한 손길 덕분에 고양이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강태양은 장미자에게 고양이 털을 묻힌 채 잠든 모습을 보여주며 웃었고, 장미자는 그런 강태양을 보며 웃었다. 그들의 데이트는 항상 웃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로맨스는 순탄치 않았다. 강태양의 고양이 카페는 늘 고양이 털과 묘한 냄새로 가득했고, 장미자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콧물을 훌쩍이며 눈이 빨개지는 날이 많았다. 게다가 강태양의 어머니는 장미자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우리 태양이에게는 좀 더… 품위 있는 여자가 어울린다.” 라는 말은 장미자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어느 날, 장미자는 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