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대한민국 고속철도의 자존심이자, 나의 지옥과 천국의 경계선. 매표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좌석 쟁탈전은 마치 배틀로얄 게임을 방불케 한다. 예약 오픈 시간 땡! 마우스 클릭 속도가 곧 나의 운명을 결정짓는 긴박한 순간. 겨우겨우 잡은 자리라지만, 그 기쁨도 잠시, 옆자리 승객의 짐 폭탄에 좌절하고,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나는 SRT를 타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실 정확히 말하면 SRT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SRT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느끼는 안도감을 좋아한다. 마치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처럼 말이다. 특히 주말 SRT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캐리어와 여행 가방, 그리고 온갖 짐들이 플랫폼을 점령하고, 사람들은 마치 좀비떼처럼 목적지를 향해 돌진한다. 나는 그 좀비떼 속에서 나만의 생존 전략을 구사하며 살아남아야 한다.
나의 SRT 생존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예약은 광속으로. 마치 닌자처럼 빠른 손놀림으로 원하는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 두 번째, 좌석 선택은 전략적으로. 창가 좌석은 풍경 감상에 좋지만, 화장실 가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통로 좌석은 자유롭지만, 옆 사람의 짐이나 몸에 닿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나의 선택은 항상 중간 좌석. 적당히 프라이버시도 보장되고, 화장실 가기도 편리하다.
세 번째, 무장은 완벽하게. 목베개, 담요, 충전기, 그리고 넉넉한 양의 간식은 필수다. 장시간의 여정을 견디기 위한 나의 생존 무기들이다. 네 번째, 멘탈 관리. 만약 옆자리에 시끄러운 아이나, 끊임없이 통화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끝마쳤다. 이어폰을 꽂고, 나만의 세계에 몰입하면 된다. 마치 소음 차단 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처럼 말이다.
하지만 SRT 생존 전략에도 예외는 있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짐 폭탄’ 테러리스트. 캐리어 두 개, 여행 가방 하나, 그리고 쇼핑백까지. 마치 산더미 같은 짐들이 나의 공간을 침범한다. 나는 숨 막히는 압박감에 괴로워하며, 내 팔꿈치가 짓눌리는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 이럴 때는 나만의 비밀병기, ‘미소’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