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 이름만으로도 온갖 감정이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마치 허리케인급 태풍과도 같은 존재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끊임없는 논쟁과 웃음, 그리고 경악의 연속이었다. 그의 트위터는 폭풍전야의 고요함 속에 던져진 번개와 같았고, 그의 연설은 폭죽놀이처럼 화려하면서도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 모든 혼란 속에서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그가 선사하는, 때로는 의도치 않게, 때로는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유머다.
트럼프의 유머는, 마치 골프장의 폭풍과 같다. 예측 불가능하고, 때로는 잔디를 뽑아버릴 만큼 강력하며, 그 파괴력 속에 숨겨진 어설픔이 묘한 웃음을 자아낸다. 그는 골프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스윙은 프로급이라기보다는… 열정적인 아마추어 수준에 가깝다. 마치 골프공이 그의 손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갖고 날아가는 듯한, 그 궤적은 그의 정치적 행보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휙휙 날아가는 공처럼, 그의 발언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혹은 공포)을 선사한다.
상상해보라.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골프장에서, 트럼프가 힘껏 공을 치는 장면을. 그의 얼굴에는 승리에 대한 확신이 가득하지만, 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옆 팀의 깃발을 뽑아버린다. 그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일그러지지만, 이내 그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외친다. “훌륭한 샷이었어! 최고의 샷이라고! 믿을 수 없지?” 그의 주장은 객관적인 사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어딘가 모르게 설득력이 있다. 마치 그의 정치적 주장처럼 말이다.
또 다른 장면을 상상해보자. 그는 벙커에 빠진 공을 꺼내려 애쓰고 있다. 모래가 그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그의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그 순간, 그는 옆에 서 있는 그의 경호원에게 소리친다. “이 모래가, 가짜 모래야! 아주 형편없는 모래라고! 누가 이런 모래를 썼어?” 그의 분노는 벙커를 넘어 골프장 전체를 뒤덮을 기세다. 하지만, 잠시 후 그는 쿨하게 모래를 털어내고 다시 공을 쳐낸다. 그의 행동은 웃기면서도 어딘가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