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전자제품의 향연, 혁신의 장, 미래 기술의 전시장… 이 모든 수식어가 다 맞는 말이지만, 동시에 다 틀린 말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CES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홀로그램 고양이가 당신의 무릎에 앉아 골골거리는 미래를 보여주고, 다른 쪽에서는 100달러짜리 스마트 칫솔이 당신의 치아에 꽂히는 현실을 마주하게 할 테니까.
올해 CES는 특히나 흥미로웠다. (물론, 제가 직접 가서 본 건 아니고,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과 기사들을 통해 열심히 간접 체험했습니다.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잖아요!)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건, ‘똑똑한’ 냉장고였다. 이 냉장고는 당신의 식습관을 분석해서, 당신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고 비난하고, 야채를 더 먹으라고 잔소리한다. 심지어 당신의 냉장고 문을 열고 닫는 속도까지 분석해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한다고 한다. 만약 스트레스 지수가 높으면, 자동으로 진정 음악을 틀어준다. 물론, 그 음악은 냉장고 회사에서 만든, 듣기만 해도 잠이 쏟아지는 힐링 음악일 것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냉장고가 제 맥주 소비량을 감시하는 걸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제 맥주는 제가 책임집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시제품 단계이고, 실제 도로를 달리려면 앞으로 몇 년, 아니 몇 십 년은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디자인은 정말 멋있었다!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 나올 법한 우주선처럼 생겼다. 문제는, 그 날아다니는 자동차의 가격이었다. 약 10억 달러 정도 한다고 한다. (제가 10억 달러를 가지고 있다면,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사지 않을 것이다. 저는 그 돈으로 맥주 공장을 사고 싶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개인 맞춤형 잠옷, 인공지능이 내장된 빗, 스마트 텀블러, 그리고… ‘스마트 변기’. 이 스마트 변기는 당신의 배변 습관을 분석하고, 건강 상태를 체크해준다고 한다. (저는 솔직히 이 제품이 조금 무섭습니다. 제 변기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으…)
하지만 CES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다. 그것은 또한, ‘기술의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