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24, 나의 새해 목표: 살 안 찌기**

2024년 새해 첫날. 나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핸드폰을 쥐고 있었다. 해돋이? 새해 결심? 흥, 그런 건 젊은이들의 몫이다. 나는 이미 젊은이 시절의 꿈과 열정을 낡은 겨울 코트처럼 깊숙이 옷장에 넣어두었다. 그 자리는 이제 낡은 쇼파와 넷플릭스, 그리고 늘어나는 뱃살이 차지하고 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결심을 했다. 매년 하는 결심이지만, 매년 실패하는 그 결심. 바로 ‘살 빼기’였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살 빼기’가 아니라 ‘살 안 찌기’로 목표를 수정했다. 어차피 빼는 건 불가능하니, 적어도 더 찌지 않는 선에서 유지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댐이 무너지는 걸 막는 것보다, 물이 더 넘치지 않도록 둑을 보수하는 게 더 현실적이듯이 말이다.

새해 첫날 아침, 나는 거대한 뷔페식 아침 식사를 계획했다. ‘살 안 찌기’의 첫 단계는, 먼저 충분히 먹고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충분히’는, 뷔페에서 최소 두 접시는 먹어야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내 계획은 뷔페에 도착하자마자 산산조각이 났다. 뷔페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고, 음식 앞에 선 나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를 발견한 배고픈 여행자 같았다.

나는 샐러드 바로 향했다. ‘건강한 시작’이라는 명목 하에. 하지만 샐러드 바에는 샐러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크림 치즈, 베이컨, 훈제 연어, 각종 드레싱… 샐러드는 어느새 내가 원하는 대로 꾸며진, 칼로리 폭탄으로 변신해 있었다.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그래도 샐러드니까 괜찮겠지, 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한 접시를 비웠다.

두 번째 접시는 더욱 위험했다. 나는 육류 코너로 향했다. 스테이크, 햄, 소시지… 나는 마치 굶주린 늑대처럼 눈앞의 고기를 탐욕스럽게 집어 삼켰다. 옆 테이블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를 보며, 나도 모르게 아이스크림 코너로 향했다. ‘후식은 괜찮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두 스쿱이나 먹었다.

뷔페를 나서며 나는 깊은 후회에 잠겼다. ‘살 안 찌기’의 첫날부터 이렇게 폭식을 하다니. 나는 씁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쇼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