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natbook 고향사랑기부제, 이름만 들어도 훈훈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듯하지만, 현실은… 음… 조금 다릅니다. 마치 ‘내 고향에 돈을 기부하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마법의 주문을 외운 듯, 전국 각지에서 돈이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돈의 향방은 과연 진정한 고향 사랑으로 이어질까요? 아니면… 세금 혜택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홀린, 계산적인 ‘고향 사랑’일까요?
저는 이 기부제 시행 이후, 뜻밖의 ‘고향’을 여러 개 갖게 되었습니다. 제 본가는 경기도지만, 세금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충청도의 한 작은 시골 마을과 전라도의 아름다운 해안 도시를 추가로 ‘고향’으로 등록했습니다. 물론, 실제로 그곳에 가 본 적은 없습니다. 구글 지도로만 탐험했죠. 제 ‘가상 고향’들은 저에게 매년 10만 원의 기부금을 받고, 저는 그에 대한 세금 혜택을 받습니다. 마치 다단계 마케팅처럼, 저는 효율적인 ‘고향 투자’를 통해 세금 절약이라는 놀라운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이 ‘고향’들을 사랑하는지 여부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들의 특산물이나 문화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습니다. 충청도 마을의 특산물이 무엇인지 검색해보니, ‘밤’이라고 나오더군요. 밤… 좋아하긴 하지만, 그 마을의 밤이 다른 지역의 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라도 해안 도시는… 사진으로 보니 바다가 아름답더군요. 하지만 저는 바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래알이 옷에 묻는 게 싫거든요.
어쩌면 저는 ‘고향 사랑’이라는 감정을 ‘세금 혜택’이라는 경제적 이익으로 대체한, 현대 자본주의의 희생양일지도 모릅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는 분명 고귀합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죠. 하지만 저처럼, 세금 혜택만 보고 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이 제도의 본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친구 중에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고향 부자’가 된 친구도 있습니다. 그는 고향에 있는 여러 지자체에 나눠 기부하며, 각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답례품을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그의 집에는 각 지자체의 특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그는 농담 삼아 “이제 고향에서 농사짓지 않아도 되겠다”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