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계, 아니, *내 시계들*. 복수형을 쓴 이유는, 내가 시계를 몇 개나 갖고 있는지, 심지어 몇 개나 *잃어버렸는지* 기억조차 안 나기 때문이다. 시간을 재는 기계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시계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 인생의 흑역사를 기록하는 기계, 시간의 증인이자 동시에 범죄자였다.
첫 번째 희생자는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낡은 탁상시계였다. 골동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평범한, 그저 오래된 시계일 뿐이었다. 문제는 정확성이 아니라, 그 시계의 극도의 변덕스러움이었다. 어떤 날은 1시간을 30분으로, 또 어떤 날은 10분을 1시간으로 측정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나는 그 시계 덕분에 학교에 지각하는 기록을 세우며, 교감 선생님과 친밀한 사이가 되었고, 면담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는 능력은 기르지 못했다. 그 시계는 결국 내가 밤에 잠꼬대로 떨어뜨려 산산조각이 났다. 자업자득이라고 할까.
두 번째는 스마트워치였다.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라고 자랑하던 그것은, 2주 만에 배터리가 방전되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충전을 해도 1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다시 꺼지는,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결국 나는 그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내가 얼마나 자주 충전기를 찾아 헤매이는지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그 시간은 스마트워치가 제대로 작동했을 때보다 훨씬 길었다.
세 번째는 손목시계였다.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 정확한 시간 측정이라는 훌륭한 스펙을 자랑하던 그것은, 내가 술에 취해 춤을 추다가 잃어버렸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시계가 마지막으로 보인 곳은 춤추는 사람들 사이, 맥주가 쏟아진 바닥이었다는 것만 기억한다. 그 시계는 아마도 지금도 어딘가에서 맥주 냄새를 풍기며 시간을 측정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누군가의 발밑에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
네 번째는… 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벽시계였던 것 같다. 그 시계는 12시를 가리키는 바늘이 끊임없이 떨어졌다. 나는 매일 12시마다 바늘을 붙이는 작업을 반복했고, 그 덕분에 손재주는 늘었지만, 정신 건강은 나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