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natbook 보잉 747. 하늘의 여왕, 항공의 여신, 수많은 여행객들의 추억을 싣고 날아다녔던 거대한 새. 이제 그녀는 은퇴했다. 물론, 완전히 녹슬어 폐기장에 처박힌 채 녹슬고 있는 건 아니다. 그녀는… 좀 더 ‘흥미로운’ 삶을 살고 있다.
우선, 그녀의 퇴직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수십 년간 하늘을 지배했던 그녀의 노고에 대한 보상으로, 보잉사는 그녀에게 거대한 hangar를 선물했다. 물론, 녹슨 부품을 갈고, 엔진을 정비하는 용도는 아니다. 그녀는 이제 ‘747 럭셔리 리조트’의 중심이 되었다. 객실은 고급 호텔 스위트룸으로 개조되었고, 조종석은 이제 바로 변신했다. 칵테일을 즐기며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360도 파노라마 뷰를 자랑하는 바로 말이다. 승객들이 앉았던 자리는 편안한 소파로 바뀌었고, 화장실은… 글쎄, 그냥 화장실이다. 아직까지는.
하지만 747의 은퇴 생활은 단순한 호텔 경영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비행 시뮬레이터 체험’이라는 흥미로운 사업에도 진출했다. 물론, 실제 비행은 아니지만, 최첨단 시뮬레이터를 통해 747 조종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비행 중 갑작스러운 엔진 고장이나 난기류 상황을 체험하는 코스는 특히 인기가 많다. 물론, 안전사고는 없다. 시뮬레이터니까. 하지만, 체험 후 땀으로 흠뻑 젖은 참가자들의 표정은 실제로 위기 상황을 겪은 것과 다름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의 ‘요리 경연 대회’ 참가다. 747의 넓은 주방은 이제 세계적인 셰프들의 경연장이 되었다. 각 셰프들은 747의 객실을 이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레스토랑을 만들고, 최고의 요리를 선보인다. 심사위원으로는 물론, 수많은 여행객들의 추억을 담고 있는 747 자체가 나선다. 그녀의 ‘미각’은 아직까지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물론, 이건 비유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747은 꽤 큰 몸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지 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화장실 청소는 꽤 골치 아픈 일이다. 그리고, 가끔 밤에 747이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제보도 있다. 마치, 다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