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natbook 넷플릭스. 그 이름만으로도 침대 위에 펼쳐지는 밤의 향연이 시작되는 듯한 짜릿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잠자리에 들기 전, “딱 한 편만 더 보고 자자”라는 다짐은 언제나 거짓말처럼 끝없는 시리즈의 연속으로 이어지고, 동이 틀 무렵 침대에 쓰러져 잠드는 우리들의 모습은 넷플릭스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넷플릭스의 마법에 걸린 잠 못 이루는 마법사들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저는 넷플릭스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큐멘터리로 시작했습니다. “세계의 멸종 위기 동물들”이라는 다소 진지한 주제였죠. 펭귄들의 귀여운 몸짓에 감탄하고, 북극곰의 처절한 생존 투쟁에 눈물을 흘리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며… 그렇게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추천 영상에 뜬 건 “세계의 멸종 위기 동물들을 닮은 빵집 베이커리 투어”였습니다. 펭귄 모양 빵, 북극곰 모양 빵… 갑자기 빵에 대한 탐구심이 샘솟았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여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저는 침대에서 일어나 냉장고를 열어 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빵은 없었고, 다시 넷플릭스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코미디 시리즈를 선택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웃긴 고양이 영상 모음”이라는 제목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고양이들이 엉뚱한 짓을 하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고양이가 피아노 건반을 발로 치는 모습, 고양이가 봉투에 들어가 낑낑거리는 모습, 고양이가 잠자는 모습… 모두 다 사랑스럽고 웃겼습니다. 한 시간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저는 벌써 세 시간째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아직 밤은 길고, 볼 만한 콘텐츠는 넘쳐납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넷플릭스는 단순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시간의 블랙홀이었습니다. 한 번 빠져들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됩니다. 오늘 할 일은 잊어버리고, 내일 할 일도 잊어버리고, 그저 넷플릭스의 세계에 푹 빠져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낭비는 어딘가 행복한 낭비입니다. 스트레스를 풀고, 웃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