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토익 성적표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900점을 넘어야 한다는 막연한 꿈은 산산조각이 났고, 내 눈앞에는 700점대 중반의 처참한 숫자가 버티고 있었다. 마치 굶주린 사자에게 잡힌 토끼처럼, 나는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이 숫자는 단순한 점수가 아니었다. 내 꿈, 내 미래, 내 자존심, 심지어 내가 쏟아 부은 라면 봉지들의 숫자까지도 압축해서 보여주는 잔혹한 현실이었다.
사실, 나는 토익 공부에 꽤나 열정적이었다. 아니, 열정적이었다고 *자칭*했다. 매일 아침 6시 기상, 커피 한 잔과 함께 시작하는 영어 단어 암기, 점심시간을 쪼개서 듣기 문제 풀기, 퇴근 후에는 문법 문제에 파묻히는 생활… 마치 수도승처럼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물론, 그 금욕적인 생활의 중간중간에는 맛있는 치킨과 피자, 그리고 넷플릭스가 있었지만, 그건 나의 ‘정신적 에너지 충전’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다고 자기합리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나는 영어를 듣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마치 외계어를 듣는 것 같았다. 문제는 듣기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제를 읽고 이해하는 데만 5분이 걸렸고, 정작 답을 고르는 시간은 30초도 남지 않았다. 마치 시한폭탄을 든 채로 미로를 헤쳐 나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시간에 쫓기며, 문제지를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답안지를 작성하는 순간,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토익 시험장의 분위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압박적이었다. 마치 냉전 시대의 첩보 영화에 나오는 심문실처럼, 긴장감과 침묵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시험 감독관의 차가운 시선은 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고, 옆 사람의 펜 소리는 마치 드릴 소리처럼 들렸다. 나는 숨을 쉴 때마다 긴장했고, 심장은 쿵쾅거렸다. 마치 내 인생의 마지막 시험을 치르는 것 같았다.
시험이 끝난 후, 나는 탈진 상태에 빠졌다.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 있었고, 몸은 녹초가 되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