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 극한직업 체험기: 봉수대의 눈물**

남태령.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숨이 차오르는 곳.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 험준한 산세를 자랑하는 이곳은 등산객들에게는 훌륭한 도전의 장소이자, 운전자들에게는 악명 높은 고갯길로 유명하다. 특히 겨울철 눈이라도 내리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나는 바로 그 아수라장 한가운데, 남태령 봉수대 근무자로 잠시 투입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글을 쓴다. 사실 봉수대 근무자라기보다는 ‘봉수대 봉수대기자’에 가까웠다. 봉수는 커녕 봉수대가 무너질까 봐 걱정하는 게 내 주된 업무였다.

내가 남태령 봉수대에 배치된 이유는 단순했다. 회사의 야유회가 남태령에서 열렸고, 나는 운 좋게(?) 봉수대 관리 담당자로 지명된 것이다. 회사의 야유회는 ‘단합’이라는 미명 아래, 사실상 극한의 체력 테스트였다.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악 훈련에 가까웠고, 나는 봉수대에 도착했을 때 이미 탈진 직전이었다. 봉수대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맞이한 것은 칼바람과 숨 막히는 풍경이 아니었다. 봉수대의 낡은 시설과, 그보다 더 낡은 봉수대 관리 매뉴얼이었다. 매뉴얼에는 ‘봉수를 올릴 경우’라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상황에 대한 설명만 가득했고, ‘봉수대가 무너질 경우’에 대한 대처법은 전혀 없었다.

봉수대의 상태는 심각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낡은 나무 기둥, 금이 가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돌담, 그리고 봉수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야생 토끼들. 토끼들은 봉수대의 주인인 양 뻔뻔하게 돌아다녔고, 나는 그들을 쫓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봉수대를 지키는 게 아니라, 토끼들이 봉수대를 지키는 것처럼 보였다. 봉수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하면, 갑자기 몰아치는 바람에 날아갈 뻔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마치 봉수대가 나를 밀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야유회 참가자들이 봉수대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그들이 봉수대까지 올라왔다면, 봉수대는 붕괴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체중이 더해진다면, 낡은 봉수대는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을 위해 봉수대 아래에서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준비하고, 그들이 안전하게 하산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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