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심장이 쿵 내려앉는 그곳.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 과천과 서초구를 잇는 그 험난한 고갯길 말이다. 운전자들에게는 악명 높은 오르막길이자, 자전거 동호인들에게는 도전 정신을 불태우는 성지이자, 등산객들에게는… 글쎄, 등산객들은 아마 남태령을 ‘그냥 지나가는 길’ 정도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남태령은 그 이상이다. 나에게 남태령은… 한 편의 코믹 드라마, 아니, 코믹 서바이벌의 무대와 같다.
내 이야기는 몇 년 전, 낡은 스쿠터를 끌고 남태령을 넘으려 했던 그 날부터 시작된다. 당시 나는 젊은 패기(라고 쓰고 무모함이라고 읽는다)에 차 있었다. 네비게이션은 “남태령 고개를 넘으십시오”라고 친절하게 안내했지만, 그 친절함 뒤에 숨겨진 잔혹한 현실을 나는 몰랐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스쿠터는 나름대로 힘차게 달렸다. 내 마음속에는 왠지 모르게 쾌감이 샘솟았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나는 지금 남태령을 정복하고 있다!” 내 머릿속에서는 웅장한 배경음악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갯길이 점점 가팔라지기 시작하면서 스쿠터는 힘겹게 숨을 헐떡였다. 내 다리는 점점 무거워졌고, 땀은 비 오듯 쏟아졌다. 내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떡이 되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어디 가고, 현실 속 땀 범벅의 찌질이만 남았다.
그때부터 나의 남태령 등정기는 웃음과 고통의 콜라보레이션이 되었다. 경사도가 심한 오르막길에서 스쿠터는 몇 번이나 멈춰 섰고, 나는 힘겹게 스쿠터를 밀어 올려야 했다. 마치 짐승처럼 헐떡이며, 나는 스쿠터를 끌고 고갯길을 기어 올라갔다. 지나가는 차들은 나를 측은하게 바라보았고, 어떤 운전자는 나에게 손짓으로 응원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 따뜻한 시선에 감동을 받은 것도 잠시, 다시 힘겨운 오르막길과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나는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사실 남태령에서 보는 풍경은 나쁘지 않았다. 멀리 서울의 스카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