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호의 좌충우돌 겨울나기**

한기호 씨는 겨울을 몹시 싫어했다. 아니,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겨울은 한기호 씨에게 있어 극심한 고통과 좌절의 계절이었다. 영하의 기온은 그의 심장 박동수를 떨어뜨리고, 매서운 바람은 그의 얇은 옷차림을 꿰뚫는 듯했다. 그의 겨울나기는 매년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매번 참담한 실패로 끝을 맺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첫 눈이 내리던 날, 한기호 씨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올해는 다르겠다고, 이번 겨울은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그의 겨울나기 계획은 철저했다. 두꺼운 털옷을 장만하고, 핫팩을 잔뜩 사두었으며,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을 생활화하기로 했다. 심지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을 연구하며 겨울철 체온 유지법까지 공부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계획을 비웃기라도 하듯 매섭게 몰아쳤다. 먼저, 그의 새 털옷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마치 곰 인형을 입고 다니는 듯한 답답함에 그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결국 그는 털옷 대신 얇은 옷 여러 벌을 껴입는 전략으로 바꿨지만, 이는 곧 그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았다. 마치 움직이는 겨울 옷걸이 같았다.

핫팩은 또 다른 문제였다. 한기호 씨는 핫팩의 따뜻함에 취해,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옷에 붙인 핫팩이 옷을 태워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다행히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옷에 난 구멍을 가리기 위해 옷을 여러 겹 껴입어야 했다. 그 결과 그는 다시 움직이기 힘든 겨울 옷걸이가 되었다.

따뜻한 차는 그의 목을 따뜻하게 해주었지만, 그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차가 식으면서 오히려 그의 몸은 더욱 추위에 떨었다. 게다가 그는 차를 너무 많이 마셔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거려야 했다. 추운 날씨에 화장실을 드나드는 것은 고문이나 다름없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을 연구한 결과는 더욱 참담했다. 그는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체온을 낮추는 것을 보고, 자신도 체온을 낮추면 추위를 덜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체온을 낮추는 방법을 몰랐고, 무작정 찬바람을 쐬며 체온을 낮추려고 시도했다. 결국 그는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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