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이름하여 ‘바비’는 평범한(?) 여인형이 아니었다. 물론 긴 금발 머리카락과 늘씬한 몸매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었지만, 바비는 밤이 되면 엄청난 변신을 거듭했다. 낮에는 얌전히 쇼윈도우에서 포즈를 취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평범한(이라고 말하기엔 좀 어색하지만) 여인형이었지만, 밤이 되면 그녀는 탈출을 감행했다. 그녀의 탈출은 늘 엉뚱하고 기상천외했다.
어느 날 밤, 바비는 쇼윈도우의 유리를 뚫고 탈출하는 대신, 쇼윈도우에 붙어있는 ‘세일 50%’ 스티커를 이용해 쇼윈도우를 벗어났다. 스티커의 접착력이 약했던 덕분에, 바비는 스티커와 함께 쇼윈도우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녀의 첫 번째 목표는 당연히 햄버거였다. 바비는 햄버거를 엄청나게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햄버거를 먹으면 잠시 동안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는 움직일 수 없었던 바비에게 햄버거는 마치 마법의 약과 같았다.
햄버거 가게에 도착한 바비는 햄버거를 하나 집어 들고,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햄버거를 먹는 모습은 영락없는 망가진 움직임이었다. 팔이 꺾이고 다리가 휘청거리며, 햄버거를 먹는 모습은 마치 격렬한 싸움을 벌인 후의 모습 같았다. 그녀의 엉뚱한 행동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움과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바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햄버거를 폭풍 흡입했다.
햄버거를 다 먹은 바비는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춤은 마치 삐걱거리는 로봇이 춤을 추는 것 같았다. 팔과 다리는 제멋대로 움직였고, 몸은 흔들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춤은 어딘가 흥겨웠다. 주변 사람들은 바비의 엉뚱한 춤사위에 매료되어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밤거리는 갑자기 흥겨운 파티장으로 변했다.
춤을 추다 지친 바비는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그때, 한 아이가 바비에게 다가왔다. 아이는 바비를 보고 신기한 듯 바라보며 말했다. “인형 언니, 저랑 놀아요!” 바비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놀아주었다. 그녀는 아이와 함께 놀면서 잊고 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