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악의 사랑편지 사건은 바로 어제, 아니, 정확히는 어제 저녁 7시 38분에 발생했습니다. 그 시간, 저는 제 손으로 직접 쓴, 땀과 눈물, 그리고 망한 문장들로 가득한 사랑편지를 쥐고 있었습니다. 수신자는 바로 그녀, 제 짝사랑 상대이자, 제 마음을 훔쳐간 범인, 아니, 천사, 아니, 그냥… 김민지 씨.
이 편지를 쓰기까지의 과정은 마치 험난한 산악 등반과 같았습니다. 먼저, 편지지 선택부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핑크색 하트 무늬? 너무 유치하지 않나? 무난한 크림색? 너무 심심한데? 결국 고심 끝에 ‘세련된 밤색’ 편지지를 선택했는데, 막상 써놓고 보니 왠지 장례식 조의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펜 선택. 제가 갖고 있는 펜은 몽블랑, 파커, 그리고… 딸기우유 색깔 젤펜까지 다양했습니다. 몽블랑은 너무 과한 것 같고, 파커는 너무 딱딱한 느낌이고… 결국 딸기우유 젤펜을 택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녀에게 어울리는 펜’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니, 그 펜의 끈적임이 이후의 참사를 예고하는 징조였는지도 모릅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편지 작성입니다. ‘내 마음을 담아’ 라는 멋진 문장으로 시작하려 했으나, 막상 펜을 들자 머릿속은 백지였습니다. 몇 시간 동안 끙끙거리며 쓴 결과물은… 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좀… 엉망이었습니다.
‘민지 씨, 당신의 눈은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습니다. 마치… 마치… 음… 반짝이는… 그… 뭐랄까…’ 이 부분에서 몇십 분 동안 멈춰 서 있었습니다. ‘반짝이는’ 이후에 무슨 단어를 써야 할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반짝이는 석탄 같습니다’ 라고 적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석탄이라니… 그녀의 아름다움을 석탄에 비유하다니… 저는 바보입니다.
그 외에도 숱한 문장들이 난파선처럼 침몰했습니다. ‘당신의 미소는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합니다… 아니, 여름날의 폭염처럼 뜨겁습니다… 아니, 가을날의 단풍처럼 아름답습니다…’ 계절을 다 써버렸습니다. 결국 ‘당신의 미소는… 음… 미소입니다’ 라고 마무리했습니다. 심플하지만, 그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