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고 돈 떨어지고 정신 놓고… 이게 바로 우리 가족의 현실입니다. 아니, 사실 ‘현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웃기고, 너무 힘들고, 너무… 복잡하네요. 계획이라는 건 애초에 없었습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처음엔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시작했죠. 낭만적인 밤, 샴페인 잔을 부딪히며 “우리, 아기 갖자!” 라고 외쳤습니다. 물론 그 순간엔 아기 옷을 직접 뜨개질하고, 아기 방을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꿈같은 상상만 가득했죠. 현실은… 좀 달랐습니다.
첫째가 태어났을 때, 저희는 육아 서적을 탐독했습니다. ‘아기의 뇌 발달’, ‘엄마의 자존감 회복’, ‘아빠의 육아 참여’… 이런 책 제목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읽고, 열심히 따라 했습니다. 그 결과? 아기는 밤새 울고, 저희는 밤새 울고, 낮에는 멍하니 앉아서 서로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육아는 전쟁’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어요. 그 전쟁터 한가운데서 저희는 좀비처럼 살아남았습니다.
둘째가 태어났을 땐, 이미 전쟁터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둘째는 첫째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였습니다. 첫째는 적어도 밤에 잠을 좀 잤는데, 둘째는 낮이고 밤이고 울어댔습니다. 마치 쌍둥이 악마를 키우는 기분이었습니다. 잠은 사치였고, 밥은 간편식이었고, 샤워는 꿈이었습니다. 그래도 첫째가 둘째를 엄청 예뻐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죠. 물론, 예뻐하는 방식이 좀… 험악했습니다. “내가 엄마야! 넌 내 아기야!” 라며 둘째를 끌어안고 흔드는 모습은 꽤나 공포스러웠습니다.
돈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기저귀 값, 분유 값, 교육비, 병원비… 돈이 돈을 낳는 게 아니라 돈이 돈을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저희는 봉급날만 손꼽아 기다렸고, 봉급날이 되면 쏜살같이 돈이 사라졌습니다. 외식은 꿈도 못 꾸고, 영화관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쇼핑? 그게 뭔가요?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판입니다.
그래도 이 모든 힘든 과정 속에서 웃음이 있었습니다. 첫째가 둘째의 기저귀를 머리에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