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리는 평범한 20대 여성이었다. 아니, 평범하지 않았다. 그녀는 댕댕이, 그것도 아주 특별한 댕댕이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댕댕이, 이름하여 ‘복실이’는 겉보기엔 평범한 시츄였지만, 속으로는 엄청난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복실이는 말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사람의 말은 아니었다. 개 짖는 소리로 말이다. 하지만 고우리는 복실이의 짖는 소리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텔레파시? 아니면 오랜 동거 끝에 얻은 초능력? 그 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였다.
어느 날 아침, 고우리는 복실이의 격렬한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컹! 컹컹컹! 왈왈!” 평소와는 다른 긴급한 톤이었다. 고우리는 복실이의 몸짓을 살폈다. 복실이는 현관문을 향해 격렬하게 짖으며 앞발로 문을 긁고 있었다. “뭔가 심상치 않아…” 고우리는 속으로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택배 상자가 놓여 있었다. 보통 택배라면 복실이는 관심도 없었을 텐데, 오늘은 달랐다. 복실이는 택배 상자를 향해 격렬하게 꼬리를 흔들며 짖어댔다. “컹! 왈! 컹컹!” 고우리는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 안에는… 뼈다귀 모양의 쿠션이 들어 있었다. 엄청나게 큰, 푹신푹신한 뼈다귀 쿠션.
복실이는 그 쿠션을 보자마자 미친 듯이 뛰어놀기 시작했다. 쿠션 위에서 구르고, 쿠션을 물고 흔들고, 쿠션과 함께 춤을 추기까지 했다. 그 광경은 마치 댕댕이계의 록스타가 무대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는 것과 같았다. 고우리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복실아, 너 진짜 뼈다귀 쿠션 좋아하는구나!”
하지만 복실이의 흥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쿠션을 가지고 놀다가 문득 고우리의 머리카락을 발견한 복실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뼈다귀 쿠션에 붙이기 시작했다. “컹! 왈왈! 컹!” 마치 뼈다귀 쿠션에 장식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고우리는 황당하면서도 웃음이 터졌다. “복실아, 내 머리카락은 뼈다귀 쿠션 장식이 아니야!”
그날 저녁, 고우리는 복실이와 함께 뼈다귀 쿠션 위에서 잠들었다. 복실이는 쿠션에 파묻혀 곤히 잠들었고, 고우리는 복실이의 숨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