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 위에서 사랑을 나눈다는 건, 마치 곡예사의 아슬아슬한 퍼포먼스와 같습니다. 한쪽 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질지도 모르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짜릿한 경험이죠. 물론, 낭떠러지는 실연이라는 끔찍한 절벽일 수도 있고, 서로의 엉뚱한 행동에 웃음이 터져 나오는 엉뚱한 절벽일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후자의 경우가 훨씬 빈도가 높았습니다.
제 이야기는, 꽤나 유명한 밸런스 붕괴의 달인인 제 여자친구, 수연이와 시작됩니다. 수연이는, 제가 보기엔 천사처럼 아름다운데, 행동은 마치 헐크가 빙의한 듯 엉뚱하고 폭발적입니다. 외나무다리 데이트를 제안했을 때, 그녀는 망설임 없이 “좋아! 근데 내가 먼저 건너갈게!”라고 외치며, 쏜살같이 외나무다리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녀의 균형 감각은, 제가 보기엔 그냥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녀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는 덤블링까지 시도했습니다. 물론, 매번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잃었고, 저는 그녀가 떨어질까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저는 좀 더 조심스러운 편입니다. 외나무다리는 저에게 삶의 균형을 상징하는 메타포였습니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숨을 고르며, 수연이의 엉뚱한 행동에 놀라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수연이 옆에선 그런 제 모습은 마치 뻣뻣한 나무토막 같았습니다. 그녀는 제게 “좀 더 즐겨! 인생 뭐 있어!”라고 외치며, 제 손을 잡고 춤을 추자고 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에너지에 휘말려 어쩔 수 없이 춤을 추었고,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외나무다리 위에서 춤을 추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수연이의 웃음소리와 함께하는 그 순간은, 세상 어떤 춤보다 아름다웠습니다.
그녀는 외나무다리 중간에서 갑자기 멈춰 서더니, 제게 고백했습니다. “너랑 있으면 외나무다리도 재밌어.” 그녀의 고백은, 흔들리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듣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사랑은 완벽한 균형이 아니라는 것을. 때로는 아슬아슬한 균형 속에서, 서로의 엉뚱함과 부족함을 보완하며,